시즌 1 · 10화 · 과학 실습

연보라 자석 두 개.

다음 과학 실습 시간, 새온은 실험대로 갔다. 소담과 두레도 함께였다. 곽도은 선생님이 통 옆에 섰다.

지난 수학 실습에서는 쟁반 안을 보았다. 같은 쟁반에도 묶음은 다르게 들었다. 새온은 오늘도 먼저 안을 들여다봤다.

회색 실험대 위에 긴 관찰통이 누워 있었다. 양 끝이 닫힌 투명 플라스틱 덮개였다. 안에는 막대자석 두 개가 있었다.

“이번엔 둘 다 연보라색.”

지난번의 회색 막대와 색이 달랐다. 두 막대 모두 끝부터 끝까지 연보라색이었다. 새온은 통 앞에 반걸음 다가갔다.

1층 · 실험 구역

과학 · 연보라 자석

두레가 선반에 기록책을 펼쳤다. 실험대 앞의 작은 결과 등은 꺼져 있었다. 뒤로 돌아갈 넓은 복도는 열려 있었다.

자석은 각각 둥근 받침의 얕은 홈에 누웠다. 두 끝이 마주 보고 있었다. 사이에는 자석 하나 길이만큼 틈이 났다.

통 밖에는 둥근 손잡이 둘이 있었다. 왼쪽 손잡이는 왼쪽 받침을 돌렸다. 오른쪽은 받침을 돌리고 가까이 옮겼다.

받침은 손잡이를 돌려야 돌아갔다. 막대는 자기 홈 안에서 조금 미끄러졌다. 옆으로 빠지거나 혼자 돌지는 않았다.

새온은 통 밖에서 손바닥을 폈다. 지난번처럼 손을 넣는 구멍은 없었다. 두 자석 끝마다 작은 흰 동그라미가 보였다.

네 동그라미는 모두 빈 표지 자리였다. 그 곁을 가리키는 안내창이 켜졌다.

자석 끝

두 끝: N극 · S극

마주 보는 끝: N · S

선생님이 두 손잡이 쪽으로 손바닥을 폈다.

“가까이 대기 전에, 먼저 예측해.”

새온은 오른쪽 손잡이 앞에 섰다.

“이번에도 하나씩요.”

지난번에는 같은 끝끼리 밀려났다. N끼리도, S끼리도 틈이 남았다. 오늘은 두 막대의 빛깔이 꼭 같았다.

“색이 똑같잖아. 같은 극이겠지.”

새온은 가운데의 연보라색 끝을 가리켰다. 손은 통 바깥에서 멈췄다. 소담이 안경 다리를 한 번 정리했다.

“짐작은 짐작이야.”

“그래도 밀어낼걸.”

새온의 팔꿈치가 조금 들렸다. 손잡이를 잡고 확인하고 싶었다. 두레가 가슴 높이에 빈손을 들었다.

“아직. 보고 나서 정해.”

새온은 손을 내렸다. 손잡이는 출발 자리에 있었다. 통 안의 두 자석도 움직이지 않았다.

왼쪽 막대의 바깥 끝에 호박빛이 감겼다. 탁한 가닥이 작은 둥근 매듭을 만들었다. 사이에는 크림빛 눈 같은 틈이 둘 났다.

“왼쪽만 엉켰네?”

새온은 오른쪽 막대도 훑어봤다. 연보라색 표면은 매끈해 보였다. 흰 표지 자리도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선생님이 왼쪽 끝 쪽을 가리켰다.

“틀린 생각이 뭉친 장치야. 이유를 말해 봐.”

매듭은 자석 크기 안에 머물렀다. 아이들 쪽으로 뻗지 않았다. 통 바깥의 손잡이와 복도도 그대로였다.

돌발 퀘스트

색깔 엉킴

N과 S를 마주 보게 가까이 대면?

보상: 스킬 강화

소담의 손끝이 통 밖에서 가운데를 짚었다.

“마주 보는 끝, 같은 이름이야?”

새온은 왼쪽 끝의 안내를 읽었다. N이었다. 오른쪽 끝 곁에는 S가 있었다.

오른쪽 손잡이로 가던 손이 멈췄다. 막대의 색은 같았다. 그런데 가까이 놓을 두 끝의 이름은 달랐다.

같은 색이라는 것과 같은 극이라는 것. 지금 어느 쪽을 보고 말했을까.

새온은 손을 자기 앞으로 거뒀다. 지난번에 밀려난 것은 N끼리와 S끼리였다. 오늘의 두 끝을 그렇게 읽을 수는 없었다.

“N이랑 S네. 이번엔 끌어당길 것 같아.”

소담은 손을 내리고 두 끝을 바라봤다. 새온도 가운데 틈으로 눈을 옮겼다. 이제 짐작을 실제 움직임과 맞춰 볼 차례였다.

“끝은 그대로. 가까이만 할게.”

새온은 오른쪽 손잡이를 천천히 밀었다. 오른쪽 받침이 왼쪽으로 다가갔다. 두 끝 사이의 틈이 조금씩 줄었다.

손가락 하나 폭쯤 가까워졌을 때였다. 왼쪽 막대가 자기 홈 안에서 오른쪽으로 왔다. 오른쪽 막대도 왼쪽으로 미끄러졌다.

마주 보던 끝이 맞붙었다. 두 자석 뒤에는 짧은 빈 홈이 생겼다. 새온은 밀던 손을 멈췄다.

“끌려와.”

소담의 손끝이 통 밖에서 두 끝을 짚었다.

“N이랑 S.”

가까이 옮긴 받침만 움직인 게 아니었다. 두 막대가 서로 쪽으로 움직였다. 새온은 뒤에 남은 빈 홈까지 보았다.

그때 실험대 받침 앞의 얕은 홈이 열렸다. 새온은 손잡이에서 손을 뗐다. 두레가 홈 바깥으로 손끝을 모았다.

“빛이 여기까지 올라왔어.”

안에는 작은 삼단 계단 조각이 있었다. 둥근 모서리를 따라 빛 선이 올라갔다. 지난 과학 실습보다 조금 더 높았다.

맨 위 홈은 아직 비어 있었다. 빛이 닿아도 돌 조각은 채워지지 않았다. 글자나 무늬도 없었다.

새온은 손을 바깥에 둔 채 빛 끝을 봤다. 수학 탁자의 위 홈에는 빛이 가득했었다. 여기서는 아직 그 아래로 선이 올라갔다.

두 조각은 각자의 자리에 있었다. 새온은 꺼내지 않고 눈앞의 빈 홈을 기억했다. 받침 홈이 천천히 닫혔다.

허리를 펴자 통 안의 자석이 보였다. N과 S는 맞붙어 있었다. 왼쪽 바깥 끝의 매듭은 느슨해졌지만 남았다.

오른쪽 바깥 끝에 얇은 띠도 보였다. 탁한 호박색 가닥이 표면에 납작하게 붙어 있었다. 매끈해서 아까는 지나쳤던 자리였다.

“오른쪽에도 있었네.”

소담은 두 바깥 끝을 번갈아 짚었다.

“같은 엉킴이 둘에 감겼어.”

새온은 띠와 막대의 경계를 따라 봤다. 가닥은 통 안에 그대로 머물렀다. 기다린 동안 더 커지지는 않았다.

소담의 손끝이 가운데로 돌아왔다.

“색을 두고, 끝만 바꿔 볼래.”

새온은 오른쪽 손잡이를 처음 자리로 물렸다. 홈 끝의 멈춤쇠가 막대들을 떼어 냈다. 두 끝 사이에 처음의 틈이 다시 났다.

선생님이 곁에서 장치를 살폈다. 두레가 왼쪽 손잡이를 잡았다. 새온은 오른쪽 손잡이에서 손을 뗐다.

두레가 왼쪽 받침만 반 바퀴 돌렸다. 왼쪽의 바깥 끝이 가운데로 왔다. 오른쪽 막대는 돌리지 않았다.

왼쪽 매듭도 자석과 함께 돌아왔다. 이제 가운데 쪽 끝머리에 감겨 있었다. 흰 표지 자리와 틈은 가리지 않았다.

마주 보는 끝: S · S

새온은 안내창과 두 끝을 번갈아 봤다. 오른쪽은 아까의 S 그대로였다. 왼쪽만 N 대신 S가 마주 보았다.

“색은 여전히 같아.”

소담이 가운데 틈을 통 밖에서 짚었다.

“처음 틈도 같게. 미는 만큼도.”

두레가 왼쪽 손잡이를 놓았다. 새온은 오른쪽 손잡이를 잡았다. 처음과 같은 자리에서 같은 만큼 천천히 밀었다.

이번에는 왼쪽 막대가 왼쪽으로 밀렸다. 오른쪽 막대도 오른쪽으로 밀려났다. 받침은 다가갔지만 끝은 맞붙지 않았다.

새온은 가운데 남은 틈을 보았다. 연보라색은 처음과 똑같았다. 서로 움직인 방향은 달랐다.

소담이 두 끝 사이를 한 손가락으로 짚었다.

“색은 그대로. 극이 바뀌니 달라져.”

소담의 손끝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갔다.

“N과 S는 끌어당겼어. S끼리는 밀어냈어.”

새온은 소담이 짚은 곳을 따라 봤다. 소담은 손을 통 밖에 둔 채 말을 이었다.

“같은 색만 보면 둘을 못 가려. 마주 보는 극을 읽어야 해.”

왼쪽 매듭의 바깥 가닥이 벌어졌다. 오른쪽의 매끈한 띠도 느슨해졌다. 마지막 가닥은 두 자석에 남아 있었다.

새온은 손잡이를 처음 자리로 물렸다. 왼쪽은 반 바퀴 돈 채였다. 두 막대가 처음의 틈을 두고 쉬었다.

손잡이를 놓자 손바닥이 비었다. 새온은 두 끝의 이름을 다시 읽었다. 자기 입으로 먼저 했던 말도 떠올랐다.

“난 같은 색이면 같은 극인 줄 알았어.”

새온은 오른쪽 끝 곁의 S를 가리켰다.

“처음엔 N이랑 S였는데. 색만 보고 밀어낸다고 했네.”

같은 두 자석으로 두 모습을 봤다. 마주 보는 극을 바꾸고 결과를 비교했다. 새온은 이번에는 끝의 이름부터 눈에 담았다.

두레가 기록책의 두 줄을 짚었다.

“같은 색, 결과 둘.”

두레의 손끝이 실험대 앞으로 왔다.

“처음 틈, 같은 만큼. 두 경우 봤으면 끝.”

손끝이 앞 가장자리를 한 번 쓸었다. 가운데 결과 등은 가리지 않았다. 오른쪽 끝에서 손이 멈췄다.

마지막 가닥이 풀렸다. 두 자석 끝의 빛이 크림빛으로 옅어졌다. 매듭과 띠는 통 안에서 사라졌다.

연보라색 막대 두 개는 그대로 남았다. 자석 자체에서 빛이 나지는 않았다. 그제야 앞쪽 결과 등이 켜졌다.

관찰

N · S: 끌어당김

S · S: 밀어냄

새온은 선생님 쪽으로 고개를 들었다.

“끌려오는 것도, 밀리는 것도 봤어요.”

소담도 두 끝을 짚었던 손을 내렸다.

“색과 출발 틈은 같게 뒀어요. 마주 보는 극만 바꿨어요.”

선생님은 두 말이 끝난 뒤 고개를 끄덕였다.

“잘 읽었네.”

퀘스트 클리어

색깔 엉킴 · 풀림

관찰: 다른 극끼리 끌어당김

스킬 강화: 「극 읽기」 같은 극·다른 극

새온은 실험대에서 한 걸음 물러났다. 방금 같은 색만 짚었던 손을 내렸다. 두레는 기록책을 닫아 안았다.

“오늘 실험, 끝!”

셋은 열린 복도를 따라 계단 문 앞까지 갔다. 오늘도 맨 아래층이었다. 문 너머의 넓은 계단과 난간이 보였다.

다음 승급 실습

학기말 · 구역마다 관문 하나

통과하면 위층으로

조건: 셋 다 자기 말로 설명

새온은 계단을 오르지 않고 위를 봤다. 위 홈은 비어 있어도 빛은 조금 더 올라갔다. 그 선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떠올렸다.

꼭대기엔 뭐가 있지?

10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