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 · 17화 · 수학 실습

내 말부터.

다음 수학 실습 시간, 새온은 회랑으로 갔다. 두레가 꿀색 기록책을 안고 옆에서 걸었다. 소담은 아치 아래의 탁자를 먼저 보았다.

지난 과학 자리에서 두레는 선을 지웠다. 얼음과 물 사이를 갈랐던 선이었다. 새온은 친구가 고친 말을 떠올렸다. 이번에는 그 말을 처음부터 듣고 싶었다.

여덟 모서리의 남색 돌 탁자가 보였다. 은빛 쟁반 셋은 모두 비어 있었다. 푸른 코어는 보관되어 보이지 않았다.

1층 · F반

퍼즐 회랑 · 기록 맞추기

테두리의 작은 램프 셋은 꺼져 있었다. 가운데 은빛 시계 원판 둘이 나란히 놓였다. 둥근 바늘 끝은 낮은 덮개 위로 보였다.

두레가 기록책을 선반에 펼쳤다. 지난 수학 자리의 둥근 눌림 자국 둘이 남았다. 새온은 그 자국을 보고 원판 쪽으로 눈을 돌렸다.

오늘 기록은 아직 읽지 않았다. 지난 두 바퀴를 그대로 가져다 놓을 수는 없었다.

곽도은 선생님이 탁자 옆에 섰다. 셋 뒤에는 넓은 복도가 열려 있었다.

“준비는 끝났어. 같은 기록을 골라.”

모형 준비 기록

준비 시간: 1분 30초

같은 시간을 초로 적기

새온은 기록의 앞과 뒤를 나눠 읽었다. 일 분, 삼십 초. 지금부터 준비를 끝낼 일이 아니었다. 이미 끝난 시간을 다른 단위로 적는 일이었다.

소담이 안경 다리를 정리했다.

“잠깐. 단위도 봐.”

새온의 눈은 분과 초 사이를 지나갔다. 남길 것은 초라는 글자였다. 그 앞에 있는 수를 이어 놓으면 될 듯했다.

새온은 삼각 접이판을 펼쳤다. 빈 면에 먼저 1을 적었다. 바로 옆에 30을 붙이고 뒤에 초를 적었다.

“붙이면 되지?”

접이판 위에는 130초가 놓였다. 새온은 그것을 기록창 아래에 뒀다. 일과 삼십을 빠뜨리지 않았으니 다 담은 것 같았다.

소담은 접이판의 수보다 원래 기록을 봤다. 손끝이 분이라는 글자에서 멈췄다. 두레는 기록책의 빈 면에 1분만 옮겨 적었다.

“분을 바꾸면 끝인가.”

삼십 초는 책에 옮기지 않았다. 새온은 친구의 빈 면 끝을 봤다.

두레의 검지가 왼쪽 원판을 향했다. 입술이 조금 벌어졌다가 닫혔다. 손은 원판 밖에서 그대로 멈췄다.

새온은 접이판을 들려다 그 손을 봤다. 두레가 다 설명할 때까지 기다리려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말이 나오기 전부터 기다릴 자리가 있었다.

두레가 가슴 앞에 빈손을 들었다.

“내 생각부터 말할게.”

새온은 접이판에서 손을 뗐다. 아직 고칠 수는 적지 않았다.

“네가 시작해 봐.”

원판 둘의 옆면에 호박빛 가닥이 감겼다. 탁한 가닥은 둥근 매듭으로 이어졌다. 그 사이에 크림빛 눈 같은 틈이 둘 났다.

오른쪽 안에는 매끈하게 눌린 겹이 있었다. 지난번 이백 초 곁에서 보았던 윤과 닮았다. 새온은 반듯한 겉면 뒤를 들여다봤다.

틀린 생각이 뭉친 장치였다. 한 엉킴이 원판 둘에만 감겨 있었다. 가닥은 아이에게 뻗지 않고 복도도 막지 않았다.

퀘스트

붙여읽기 엉킴 · 겹: 백초

준비 기록: 1분 30초

같은 시간을 초로 적으면?

보상: 스킬 강화

새온은 자기가 쓴 130초를 봤다. 분이라는 글자를 빼고 수만 붙인 자리였다. 그 수만큼 바늘이 움직였다는 확인은 없었다.

글자를 지우면, 시간도 바뀌는 걸까.

두레는 기록책의 빈 면을 탁자 가까이 옮겼다. 새온은 자기 접이판을 옆으로 물렸다. 이제 두레의 손이 갈 자리가 비었다.

탁자 앞의 얕은 홈이 열렸다. 새온은 손을 바깥에 두고 몸만 숙였다. 안에는 작은 삼단 돌계단이 있었다.

맨 윗단 위의 홈에는 돌이 없었다. 아래 빈자리 밑의 작은 돌도 따로 남았다. 지난 수학 자리에서 빛이 아래부터 올라갔던 곳이었다.

이번에는 푸른빛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왔다. 단 모서리를 따라 작은 돌에 닿았다. 잠시 뒤 같은 길로 천천히 올라갔다.

돌은 제자리인데 빛만 오갔다. 꺼졌다 켜지는 빛이 아니었다. 숨을 길게 들이고 내쉬는 듯, 흐르는 쪽이 느리게 바뀌었다.

“이번엔 돌아오네.”

소담이 홈 바깥을 짚었다. 새온은 두 방향을 끝까지 봤다. 과학 자리의 빛은 위 홈 가장자리에 고였다. 여기서는 아래 돌까지 이어졌다가 돌아왔다.

글자나 문양은 나타나지 않았다. 조각을 꺼내는 손도 없었다. 홈이 닫히자 새온은 몸을 세웠다.

선생님이 원판의 낮은 덮개를 열었다. 둘레의 둥글고 얕은 홈이 드러났다. 바늘 둘은 각각 시작 홈에 멈춰 있었다.

기록 재생

왼쪽: 앞의 1분

오른쪽: 이어지는 30초

홈 한 칸 이동: 1초

새온은 오른쪽의 삼십 초를 다시 읽었다. 지난번처럼 뒤에도 일 분이 있는 기록이 아니었다. 같은 준비 시간의 남은 부분이었다.

두레가 왼쪽 시작 홈 곁을 짚었다.

“먼저 여기부터 돌려 볼게.”

손끝이 탁자 가장자리의 재생 장치를 눌렀다. 왼쪽 바늘이 다음 홈으로 움직였다. 오른쪽 바늘은 시작 자리에 남았다.

호박빛 매듭이 그 자리에서 움찔했다. 두레는 손을 거두고 바늘을 봤다. 새온도 옆에서 움직임을 따라 셌다.

둘레에는 열 개씩 여섯 구간이 있었다. 홈은 모두 같은 간격이었다. 한 구간을 지나자 열 번의 소리가 났다.

스물, 서른. 왼쪽 바늘이 반대편을 지났다. 새온은 삼십이라는 수를 들으니 손을 들 뻔했다. 하지만 지금 움직이는 것은 앞의 일 분이었다.

손은 탁자 바깥에 내려뒀다. 두레가 짚은 시작 자리를 다시 봤다. 아직 바늘이 돌아오지 않았다.

마흔, 쉰. 마지막 구간도 같은 간격이었다. 예순 번째 움직임 뒤 바늘이 처음 홈에 닿았다.

두레가 고개를 들었다.

“한 바퀴가 육십 초네.”

말이 거기서 잠깐 멈췄다. 새온은 뒤의 수를 대신 말하지 않았다. 두레의 손끝도 왼쪽에서 아직 떠나지 않았다.

“일 분은 확인했어. 뒤는 더 볼게.”

새온은 기록책의 빈 면을 봤다. 최종 답은 없는데 먼저 확인한 시간이 생겼다. 두레가 처음부터 전부 말할 때와 달랐다.

소담이 준비 기록의 분과 안내의 초를 짚었다.

“일 분을 바꾸는 거야. 한 바퀴에서 봤지.”

손끝이 왼쪽 원판 곁에서 멈췄다.

“백이 아니라 육십 초.”

가는 크림빛 핀이 옆면의 가닥에 닿았다. 매끈한 안쪽 겹이 멈췄다. 그 아래 감긴 가닥 사이로 은빛 원판이 보였다.

“기준은 같아. 뒤의 초도 남겨.”

곧 오른쪽 바늘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왼쪽은 돌아온 자리에서 멈춰 있었다. 두 시간을 함께 시작해 겹쳐 세는 것이 아니었다.

새온은 오른쪽 첫 움직임부터 다시 셌다. 열 개의 홈을 지나고 다음 열 개를 지났다. 두레의 손끝은 바늘 앞을 막지 않았다.

세 번째 구간 끝에서 작은 소리가 멎었다. 오른쪽 바늘은 시작 자리의 반대편에 섰다. 한 바퀴를 다 돌지 않았다.

두레가 오른쪽을 짚었다.

“여긴 삼십 번. 삼십 초.”

빈 면에 왼쪽의 육십 초를 적었다. 그 옆에는 오른쪽의 삼십 초를 적었다. 두레는 적은 두 부분을 손끝으로 이었다.

“남는 초까지면 끝.”

두레의 검지가 기록의 일 분에서 삼십 초로 갔다.

“앞은 육십 초. 뒤의 삼십 초도 더해.”

새온은 이제 접이판을 다시 폈다. 130 옆에 둔 손이 잠깐 멈췄다. 일과 삼십을 붙일 때는 없었던 육십이 원판에서 보였다.

“육십에 삼십. 구십 초네.”

두레가 기록책 위의 두 수를 봤다.

“처음엔 분만 적었네. 뒤까지 담아야 구십 초야.”

두레가 페이지 끝을 한 번 쓸었다. 손끝이 끝에 닿고 고개가 들렸다. 새온은 그 말이 끝난 뒤 접이판의 수를 지웠다.

“난 글자만 뺐네. 일 분을 먼저 초로 바꿔야 했어.”

새온은 새로 90초를 적었다. 소담은 원래 기록과 나란히 놓인 면을 짚었다.

“일 분 삼십 초. 같은 시간이야.”

앞의 일 분을 육십 초로 바꿨다. 뒤의 삼십 초도 빠뜨리지 않았다. 기록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담겼다.

1분 = 60초

60초 + 30초 = 90초

90초 = 1분 30초

같은 시간을 분과 초로 나타냈다. 새온은 구십에서 육십을 덜어 봤다. 삼십이 남았다. 다시 나눠 적어도 원래 기록과 같았다.

원판 둘에 남은 가닥이 느슨해졌다. 겉의 매듭과 안쪽의 윤이 함께 풀렸다. 크림빛 알갱이가 흩어지고 원판은 그대로 남았다.

테두리 램프 셋이 맑은 크림빛으로 켜졌다. 새온은 고친 접이판을 선생님에게 보였다.

오름

두레 · 첫 수 — 먼저 한 바퀴 돌려 봤어

두레는 창을 보고 기록책을 다시 봤다. 육십을 적은 곳에 손을 뒀다. 아직 뒤를 보기 전에도 꺼냈던 한 줄이었다.

새온이 말했다.

“수를 붙이는 게 아니었어요. 같은 시간으로 바꿨어요.”

두레도 기록책을 들어 보였다.

“일 분부터 돌려 봤어요. 뒤의 삼십 초까지 확인했어요.”

선생님은 셋의 말이 끝난 뒤 고개를 끄덕였다.

“깔끔해.”

퀘스트 클리어

같은 시간 · 기록 맞춤

붙여읽기 엉킴 · 겹까지 풀림

스킬 강화: 「분초 바꿈」 분과 초의 관계

두레가 기록책을 닫아 안았다. 새온도 접이판을 접었다. 완성된 수를 놓기 전에 들었던 친구의 말이 남았다.

“네 생각 먼저 들으니 좋네.”

두레는 책을 받친 손을 조금 폈다.

“다 말할 때까지 안 기다려도 되네.”

소담이 열린 복도 쪽으로 걸었다. 다음 수학 자리의 아치 너머로 조각판이 보였다. 새온은 그쪽을 보다가 두레 곁에 섰다.

셋은 아직 맨 아래층에 있었다. 새온은 작은 돌까지 내려왔다가 돌아간 빛을 떠올렸다. 계단 너머의 위는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꼭대기엔 뭐가 있지?

17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