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 · 18화 · 과학 실습

바뀐 건 상태.

다음 과학 실습 시간, 새온은 관찰대로 갔다. 두레가 꿀색 기록책을 먼저 펼쳤다. 지난 수학 자리의 둥근 자국은 뒤로 넘겼다.

“이번 설명은 내가 펼칠게.”

새온은 삼각 접이판을 옆 선반에 놓았다. 친구의 말이 다 만들어지기 전에도 들을 수 있었다. 오늘은 두레가 펼친 면부터 보고 싶었다.

1층 · 실험 구역

관찰: 전후 그림을 잇는 설명

낮은 받침에 투명 플라스틱 관찰통이 있었다. 모래색 뚜껑은 잠겨 있었다. 안에는 맑은 물이 바닥을 따라 놓였다.

곽도은 선생님이 통 곁에 섰다. 셋 뒤로 돌아갈 복도는 넓게 열렸다. 앞의 작은 결과 등은 아직 꺼져 있었다.

받침 옆에는 관찰판 둘이 나란히 섰다. 왼쪽 판에는 전후 그림이 놓였다. 오른쪽 판은 그 그림을 이을 설명 자리였다.

전 그림에는 모서리 있는 얼음이 보였다. 후 그림에는 얼음 없이 물만 남았다. 두 그림의 뚜껑과 받침 모양은 같았다.

선생님이 현재 통과 전 그림을 짚었다.

“이 통의 기록이야. 물로 만든 얼음이 모두 녹았어.”

손이 잠금 부분에서 멈췄다.

“통은 열지 않았어. 넣거나 꺼낸 것도 없어.”

새온은 현재 통을 옆에서 다시 봤다. 맑은 물 너머로 받침이 비쳤다. 물이 안 보인다고 지나칠 자리는 아니었다.

두레는 기록책에서 전후 그림을 찾아 폈다. 지난 과학 자리에서 고친 그림이었다. 그림 아래에는 물이라는 말이 나란히 남았다.

“이걸 짧게 옮길게.”

두레가 오른쪽 판의 설명 자리를 짚었다. 새온도 글을 붙일 좁은 자리를 봤다. 책의 그림을 전부 옮길 필요는 없었다.

두레는 새 면에 짧은 설명을 적었다. 그 면을 오른쪽 판 앞에 펼쳐 놓았다.

얼음이 사라짐.

새온은 단단한 덩어리가 있던 곳을 봤다. 지금은 모서리가 없었다. 짧은 말이 그 모양에는 들어맞는 듯했다.

“얼음 모양은 없네. 붙이면 되지?”

새온은 펼친 면을 판에 맞춰 밀었다. 두레가 설명 끝에 손을 올렸다. 소담은 통과 새 문장을 번갈아 봤다.

“그 말엔 남은 게 없네.”

새온의 손이 중간에서 멈췄다. 물은 봤는데 설명에는 담지 않았다. 글만 읽으면 통이 빈 것처럼 보일 터였다.

두레도 자기 글에서 손을 뗐다.

“물까지 빼먹었네.”

새온은 접이판을 다시 펼쳤다. 물을 빼놓지 않는 짧은 말을 써 보고 싶었다. 후 그림 밑에 새 설명을 놓았다.

얼음 대신 새 물이 생김.

“이러면 물도 있잖아.”

두레는 새온의 글과 후 그림을 봤다. 기록책 끝으로 가던 손이 멈췄다.

“물은 남았어. 여기서 끝인가.”

오른쪽 판 둘레에 매끈한 호박빛 윤이 붙었다. 새온은 반듯하게 놓인 문장을 보았다. 빈 통이라는 말은 고쳤으니 끝낼 수 있을 듯했다.

왼쪽 판 테두리에는 둥근 빛 매듭이 감겼다. 탁한 호박색 가닥 사이로 크림빛 눈 틈이 났다. 가닥은 오른쪽 판의 매끈한 윤까지 이어졌다.

틀린 생각이 뭉친 장치, 엉킴이었다. 매끈한 겹은 남은 물을 적은 말 아래에 붙었다. 통이나 물에는 감기지 않았다.

새온은 손을 판 바깥으로 거뒀다. 기다려도 가닥은 그 자리에 머물렀다. 뒤의 복도에도 빛이 뻗지 않았다.

퀘스트

사라짐 엉킴 · 겹: 딴물질

같은 통의 얼음이 모두 녹았다.

남은 물과 바뀐 상태를 설명하기

보상: 스킬 강화

새온은 자기 문장의 새 물이라는 말을 봤다. 물이 있다는 것까지는 담았다. 그런데 새로 들어온 물처럼 읽혔다.

남은 물은 어디에서 이어진 걸까.

두레가 빈손을 가슴 앞에 들었다.

“아직. 앞도 볼게.”

새온은 접이판을 누르지 않고 내려놓았다. 소담이 안경 다리를 정리했다. 오른쪽 설명에서 왼쪽 그림으로 손을 옮겼다.

“뒤만 보면 말이 맞아 보여.”

손끝은 전 그림 앞에서 멈췄다.

“앞과 이어지는지도 봐.”

두레가 책을 조금 돌렸다. 새온 쪽에서도 두 그림 아래의 글이 보였다. 물, 물. 지난번 두레가 사이의 선을 지운 자리였다.

“내가 고친 말인데.”

두레는 왼쪽 판의 전 그림을 짚었다. 다음에는 선생님이 가리켰던 잠금 부분을 봤다. 손끝이 다시 그림 아래로 돌아왔다.

“물로 만든 얼음이었어.”

새온도 전 그림을 봤다. 무엇으로 만든 얼음인지 듣고도 모양만 옮겼다. 자기가 쓴 새 물은 그 앞과 끊겨 있었다.

두레는 후 그림과 현재 통을 차례로 짚었다. 그러고는 새 물이라는 말 앞에 손을 뒀다.

“같은 물인가. 이걸 빠뜨렸어.”

새온은 두레가 멈춘 자리를 봤다. 물이 남았는지 확인하는 자리보다 앞이었다. 남은 물이 전의 얼음과 이어지는지도 보았다.

“통은 안 열었지. 다른 걸 넣지 않았고.”

두레의 손끝이 전 그림에서 후 그림으로 갔다.

“새 물이 생긴 게 아니야. 이 얼음이 녹은 물이야.”

가는 크림빛 핀이 두레의 손끝에서 판으로 이어졌다. 매끈한 호박빛 겹에 틈이 났다. 가닥은 거기서 멈췄다.

소담은 설명 판에서 손을 내렸다. 새온도 두레가 짚은 앞뒤를 다시 봤다. 끝난 듯한 문장에도 빠진 조건이 있었다.

두레가 기록책의 새 면을 펼쳤다. 처음 쓴 사라짐을 지웠다. 지운 자리에는 남은 물부터 적었다.

“없어진 것처럼 썼네.”

두레는 책의 물 그림 아래를 짚었다.

“물은 같고, 상태가 바뀌었어.”

새온은 자기 접이판의 새라는 말을 지웠다. 뒤 그림에 물이 있다고 해서 새로 생긴 물은 아니었다. 앞 그림의 얼음도 물이었다.

“난 뒤만 고쳤네. 앞에서 이어야 했어.”

새온은 접이판을 옆으로 물렸다. 오른쪽 판 앞에 두레의 새 설명이 남았다. 두레는 먼저 무엇이 같은지 적었다.

같은 물.

그 아래에 바뀐 것을 따로 적었다.

전: 고체

후: 액체

새온은 두 줄을 번갈아 보았다. 하나는 무엇인지, 하나는 어떤 상태인지였다. 앞뒤 이름을 통째로 바꾸지 않아도 됐다.

두레는 전 그림 아래에 고체를 놓았다. 후 그림 아래에는 액체를 놓았다. 마지막에는 두 그림 사이에 같은 물이라는 말을 펼쳤다.

손을 거두자 설명이 한눈에 보였다. 얼음 모서리는 전 그림에만 있었다. 후 그림과 현재 통에는 액체 물이 남았다.

소담이 통과 그림의 뚜껑을 번갈아 짚었다.

“같은 통의 전후야. 바꿔 넣은 건 없어.”

두레는 같은 물이라는 말에 손을 뒀다.

“물은 남았고, 같은 물이야.”

손끝이 고체에서 액체로 옮겨 갔다.

“바뀐 상태까지 담으면 끝.”

두레가 페이지 끝을 한 번 쓸었다. 왼쪽 판의 둥근 매듭이 느슨해졌다. 오른쪽의 매끈한 겹도 함께 풀렸다.

가닥은 크림빛으로 펴져 판 위에 곧게 놓였다. 물은 통 바닥에 그대로 남았다. 새온은 두 판과 통 사이의 빈 틈을 보았다.

빛이 풀린 곳은 판이었다. 녹은 물이 빛으로 바뀐 것은 아니었다. 앞의 작은 결과 등이 켜졌다.

오름

두레 · 조건 핀 — 같은 물인지 앞뒤를 짚었어

새온은 두레의 손을 봤다. 처음에는 뒤의 물만 보고 끝내려 했다. 이번에는 반듯한 설명 속의 끊긴 자리를 찾아냈다.

두레는 창보다 고친 문장을 오래 봤다. 손끝이 같은 물에서 멈췄다. 그 말 아래의 상태도 지우지 않았다.

“이제 짧아도 안 빠졌네.”

새온은 선생님 쪽으로 접이판을 돌렸다. 지운 새라는 말 자리에 손을 뒀다.

“남은 물만 봤어요. 새 물이라고 썼어요. 전의 얼음에서 이어진 물이었어요.”

두레도 기록책을 들어 보였다.

“사라졌다고 쓰니 물이 빠졌어요. 물은 같아요. 고체에서 액체로 바뀌었어요.”

선생님은 셋의 설명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깔끔해.”

얼음이 녹아 고체에서 액체로 바뀌었다. 이런 변화를 녹음이라고 한다. 물이라는 물질은 그대로였다.

퀘스트 클리어

사라짐 엉킴 · 겹까지 풀림

기록: 같은 물 · 바뀐 상태

스킬 강화: 「같은 물」 녹음(고체→액체)

받침 앞의 작은 홈이 열렸다. 새온은 통에서 떨어져 몸만 숙였다. 홈 안에는 실제 삼단 돌계단 조각이 있었다.

맨 윗단 위의 작은 홈에는 돌이 없었다. 글자나 문양은 나타나지 않았다.

푸른빛이 단 모서리를 타고 올라갔다. 지난번 가장자리에 고였던 빛이었다. 이번에는 빈 위 홈 안으로 들었다.

빛은 홈 안의 반쯤까지 퍼져 멈췄다. 나머지 자리에는 돌의 바탕이 보였다. 빛이 들어도 돌이 끼워진 것은 아니었다.

“이번엔 안으로 왔네.”

새온의 손은 홈 바깥에 머물렀다. 수학 자리에서는 빛이 아래 돌까지 오갔다. 여기서는 위의 빈자리에 머물렀다.

셋은 조각을 꺼내지 않았다. 홈이 닫히자 새온은 몸을 세웠다. 두레가 펼친 설명은 판 앞에 남았다.

두레는 기록책을 닫기 전에 같은 물을 짚었다. 새온은 그 손이 액체까지 가는 것을 봤다. 소담도 고친 판을 보고 조각함을 챙겼다.

“내 설명, 남겨 뒀어.”

셋은 관찰대에서 열린 복도로 물러났다. 옆 자리에도 투명 플라스틱 관찰통이 있었다. 곁의 전 기록 그림보다 물 높이가 낮았다.

새온은 그 자리를 잠깐 보고 걸었다. 오늘 고친 설명은 뒤에 펼쳐져 있었다. 두레는 책을 안고 새온 옆에 섰다.

아직 같은 맨 아래층이었다. 새온은 빈 위 홈 안에 머문 빛을 떠올렸다. 위쪽 계단은 시야 너머로 이어졌다.

꼭대기엔 뭐가 있지?

18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