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 · 20화 · 과학 실습

관찰 기록 앞에서.

다음 과학 실습 시간, 새온은 옆 관찰대로 갔다. 지난번 나가며 물 높이를 본 자리였다. 오늘은 그 앞의 기록을 읽을 차례였다.

두레가 꿀색 기록책을 선반에 폈다. 소담은 조각함을 그 옆에 놓았다. 새온도 삼각 접이판을 펼쳤다.

“오늘도 우리 말로 남기자.”

지난 수학 자리에서 끝낸 말이 떠올랐다. 이번에도 마지막 한 줄을 직접 쓰고 싶었다. 새온은 접이판 가장자리를 한 번 톡 쳤다.

1층 · 실험 구역

관찰: 같은 통의 전후 기록

낮은 받침에 투명 플라스틱 관찰통이 있었다. 위는 열려 있었고 바닥에는 물이 남았다. 지난 얼음 관찰통의 잠긴 뚜껑과 달랐다.

곽도은 선생님이 받침 옆에 섰다. 셋 뒤로 돌아갈 복도는 넓게 열렸다. 관찰통 곁에는 가열 도구가 없었다.

관찰판에는 전후 그림이 나란히 놓였다. 같은 통과 같은 받침을 그린 그림이었다. 전 그림의 물 높이가 후 그림보다 높았다.

현재 통의 물은 후 그림 높이에 있었다. 새온은 고개를 조금 낮춰 보았다. 그림 속 통의 아래 모서리도 나란했다.

선생님이 판 아래의 기록을 펼쳤다.

“미리 관찰해 둔 기록이야. 지금 기다려서 보는 건 아니야.”

기록에는 얼음 없이 물만 담았다고 적혀 있었다. 통은 같은 자리에 두었다. 물을 끓이거나 흘리거나 닦아 내지 않았다.

관찰된 변화를 적은 줄도 있었다. 표면의 액체 물 일부가 기체 상태의 물로 바뀌었다는 내용이었다. 그 옆에는 설명을 놓을 자리가 비었다.

새온은 먼저 두 그림의 높이를 짚었다. 낮아진 물 위에는 통의 빈 벽이 보였다. 남은 물은 여전히 맑았다.

“전시할 말은 여기 쓰면 돼요?”

선생님이 빈 설명 자리로 손을 폈다.

“그림과 기록이 함께 읽히게 놓아 봐.”

복도 쪽에서 모은이 걸음을 멈췄다. 위층에서 내려온 길은 난간 안쪽이었다. 모은은 둥근 관찰판을 옆구리에 붙였다.

“끓이지 않았는데 줄었어? 물 그림이 잘못됐나.”

모은의 손끝이 후 그림 앞에 섰다. 새온도 그 낮은 물 높이를 다시 봤다. 위층에서 온 모은도 같은 곳에 멈췄다.

새온은 앞 그림 높이에 손을 맞췄다. 뒤 그림도 그 높이로 고치면 반듯해질 듯했다. 끓이지 않았다는 기록이 눈에 남았다.

“그럼 높이는 그대로겠네.”

새온은 접이판에 짧게 적었다.

끓이지 않음. 물도 그대로.

그 아래에는 통 모양을 둘 그렸다. 물 높이는 둘 다 전 그림에 맞췄다. 새온은 접이판을 설명 자리 앞으로 밀었다.

관찰판 가장자리에 둥근 빛 매듭이 감겼다. 탁한 호박색 가닥 사이로 크림빛 눈 틈이 났다. 물이나 통에는 가닥이 닿지 않았다.

틀린 생각이 뭉친 장치, 엉킴이었다. 새온이 놓은 같은 높이의 그림 곁에 머물렀다. 소담은 원래의 후 그림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잠깐. 기록은 그대로야.”

새온은 접이판을 더 밀려다 멈췄다. 자기 그림은 나란했지만 기록의 그림과 달랐다. 물도 그대로라는 말이 손 아래에 있었다.

퀘스트

작은 끓어야 엉킴

같은 통의 전후 그림과 관찰 기록

관찰된 모습을 바꾸지 않기

액체 물의 변화를 설명하기

보상: 새 스킬

끓이지 않았다는 말만 보면 될까.

새온은 설명 자리에 접이판을 붙이지 않았다. 빈 자리 위에서 손을 거뒀다. 소담의 손끝이 아직 읽지 않은 줄로 갔다.

“끓이지 않은 건 조건이야.”

다음에는 낮아진 물 높이를 짚었다.

“이건 관찰한 모습이고.”

새온은 전 그림과 후 그림을 다시 보았다. 자기 짐작에 맞추느라 뒤의 높이를 올렸다. 달라진 모습을 설명할 자리에 지워 버린 셈이었다.

두레가 기록책의 빈 면을 가리켰다.

“옮기기 전에. 변화 줄부터.”

손끝은 판 아래의 펼친 기록으로 향했다. 새온은 그 줄을 소리 내어 나누어 읽었다. 처음에는 표면의 액체 물이었다.

“그다음은 기체 상태의 물.”

같은 물이라는 말이 지난 설명과 이어졌다. 전에는 단단한 얼음에서 흐르는 물로 바뀌었다. 이번 기록의 시작은 이미 액체였다.

새온은 현재 통의 물 표면을 보았다. 기록에 적힌 기체를 눈으로 찾을 수는 없었다. 없다는 말부터 쓰려다 손을 내렸다.

소담이 변화 줄의 앞뒤에 손끝을 놓았다.

“물의 상태를 따로 적자.”

새온은 접이판의 물도 그대로를 지웠다. 높이가 같던 뒤 그림도 지웠다. 원래 판을 보며 뒤의 물 높이를 낮게 다시 그렸다.

“난 끓이지 않은 것만 봤네.”

물 높이를 고친 손이 잠깐 멈췄다. 기록을 자기 그림에 맞출 필요는 없었다. 그림 옆에 이유를 붙이면 됐다.

소담은 접이판과 원래 판을 번갈아 짚었다. 전후 그림의 통 바닥과 물 높이를 보았다.

“이제 관찰한 모습과 같아.”

가는 크림빛 핀이 판 가장자리로 이어졌다. 둥근 매듭의 가닥은 그 자리에서 멈췄다. 뒤의 복도에는 빛이 뻗지 않았다.

새온은 그림 아래에 액체 물이라고 썼다. 그 옆에는 기체 상태의 물이라고 적었다. 소담이 기록의 표면이라는 말도 짚었다.

“바뀐 자리도 남겨.”

새온은 액체 물 앞에 표면에서라는 말을 붙였다. 두레는 책에 두 그림의 높이를 옮겼다. 그림 위의 빈 공간에는 아무것도 그리지 않았다.

“모습은 그대로. 설명은 옆에.”

두레가 페이지 끝에서 손을 멈췄다. 새온은 두레의 그림과 자기 글을 나란히 보았다. 물이 줄어든 모습과 바뀐 상태가 함께 남았다.

모은은 후 그림에서 아래 기록으로 손을 옮겼다. 둥근 관찰판을 내리고 변화 줄을 읽었다.

“그림은 맞네. 끓이지 않아도 상태가 바뀌었어.”

모은의 손은 후 그림을 고치지 않고 물러났다. 새온은 접이판의 지운 자리를 봤다. 먼저 말한 생각도 기록 앞에서 바뀔 수 있었다.

소담이 셋의 설명을 왼쪽부터 읽었다.

“액체 물이 표면에서 기체 상태의 물로 바뀌었어.”

새온은 그림을 짚으며 말을 이었다.

“끓이지 않았어도 바뀐 거네.”

두레는 기록책 끝을 한 번 쓸었다.

“그림과 변화가 맞아. 여기서 끝.”

새온은 접이판을 설명 자리에 세웠다. 두레는 그 옆에 전후 그림을 펼쳤다. 소담은 판 아래 기록이 가려지지 않게 자리를 벌렸다.

관찰한 모습을 바꾸지 않았다. 액체에서 기체로 바뀐 상태도 설명에 남겼다. 새온은 비워 둔 틈으로 기록을 다시 읽었다.

호박색 매듭의 마지막 가닥이 풀렸다. 풀린 가닥은 크림빛으로 판 위에 곧게 놓였다. 통 안의 남은 물은 그대로였다.

빛은 관찰판에서 풀렸다. 물이 빛으로 바뀐 모습은 아니었다. 받침 앞의 작은 결과 등이 켜졌다.

새온은 고친 그림과 설명을 선생님께 보여 드렸다.

“그림을 제 짐작대로 고쳤어요. 기록을 보고 다시 그렸어요.”

소담이 변화 줄을 짚었다.

“표면의 액체 물이 바뀌었어요. 기체 상태의 물로요.”

두레도 기록책을 들어 보였다.

“그림은 남기고, 바뀐 상태를 옆에 적었어요.”

선생님은 셋의 그림과 글을 차례로 보았다. 손을 올리지 않고 끝까지 들었다.

“관찰한 모습이 남았네.”

액체 물이 표면에서 기체인 수증기로 바뀐다. 이런 변화를 증발이라고 한다. 수증기 자체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새온은 기체 상태의 물 옆에 이름을 적었다. 수증기였다. 눈으로 보인 낮은 물 높이와 설명으로 적은 상태를 섞지 않았다.

퀘스트 클리어

관찰한 모습 · 바뀐 상태 확인

작은 끓어야 엉킴 · 풀림

새 스킬: 「숨은 수증기」 증발

받침 앞의 작은 홈이 열렸다. 새온은 통에서 떨어져 몸만 숙였다. 홈 안에 실제 삼단 돌계단 조각이 있었다.

맨 윗단 위의 작은 홈에는 돌이 없었다. 푸른빛이 단 모서리를 타고 올라갔다.

지난번에는 위 홈의 반쯤에서 멈췄다. 이번에는 그 빈자리 안을 가득 채웠다. 돌의 바탕 위로 빛이 고르게 놓였다.

“빛이 끝까지 찼네.”

새온의 손은 홈 바깥에 있었다. 빛이 가득해도 새 돌이 끼워진 것은 아니었다. 조각에 글자나 문양도 나타나지 않았다.

셋은 조각을 꺼내지 않았다. 덮개가 돌아오자 새온은 몸을 세웠다. 통 위의 빈 공간은 여전히 맑게 보였다.

두레가 기록책을 닫기 전에 그림을 한 번 봤다. 소담은 설명 자리에 세운 접이판을 살폈다. 새온은 고친 글을 그 앞에 남겼다.

모은은 열린 복도 쪽으로 몸을 돌렸다. 새온도 친구들과 관찰대에서 물러났다. 끝낸 설명은 낮아진 물 그림 옆에 있었다.

셋은 아직 같은 맨 아래층을 걸었다. 새온은 위 홈을 가득 채운 빛을 떠올렸다. 탑의 위쪽 계단은 시야 너머로 이어졌다.

꼭대기엔 뭐가 있지?

20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