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 · 21화 · 수학 실습

이번엔 끝까지.

다음 수학 실습 시간, 새온은 회랑으로 갔다. 지난번 자기 말로 끝낸 아치를 지났다. 이번 조각판 자리는 그 옆에 있었다.

“이번 자리, 내가 볼게.”

두레가 기록책을 펴기 전에 말했다. 새온은 들고 있던 삼각 접이판을 내려다봤다. 먼저 놓고 싶은 말은 아직 적지 않았다.

지난 과학 자리에서는 그림을 고쳐 그렸다. 기록보다 자기 짐작을 앞세웠던 손이었다. 오늘도 손은 발보다 먼저 나갈 듯했다.

1층 · F반

퍼즐 회랑 · 조각판 자리

여덟 모서리의 남색 돌 탁자가 보였다. 은빛 쟁반 셋은 모두 비어 있었다. 푸른 코어는 보관되어 보이지 않았다.

테두리의 작은 램프 셋은 꺼져 있었다. 가운데에는 플라스틱 판 두 장이 놓였다. 같은 크기의 길쭉한 네모 판이었다.

모서리는 둥글고 바탕에는 윤이 없었다. 각 판에는 뭉툭한 칸막이가 셋 서 있었다. 이번 칸막이는 움직이지 않게 붙어 있었다.

네 조각의 너비와 높이가 모두 같았다. 빈틈없이 이어져 판 하나를 채웠다. 왼쪽 판은 왼쪽부터 두 조각이 청록색이었다.

오른쪽 판은 왼쪽부터 세 조각이 청록색이었다. 나머지는 옅은 바탕색으로 남았다. 색은 납작하게 입혀져 있었다.

판마다 아래에 작은 이름표 자리가 있었다. 그곳은 아직 비어 있었다. 회랑에 놓을 표식을 읽어 붙이는 자리였다.

새온은 접이판을 탁자 옆 선반에 폈다. 지난번 쓴 사분의 일은 뒤쪽 면에 있었다. 이번에는 색칠한 자리가 더 많았다.

“이번에도 금방 끝내지?”

새온의 손이 이름표 쪽으로 나갔다. 소담은 조각함을 선반 안쪽에 내려놓았다.

“잠깐. 아직 안 봤어.”

손이 빈 이름표 위에서 멈췄다. 소담의 눈은 두 판 사이를 오갔다. 두레도 책을 내려놓고 판 앞에 손을 폈다.

“아, 너희 말부터.”

새온은 손을 선반으로 돌렸다. 그렇다고 시작까지 미룰 필요는 없었다. 먼저 본 것을 적고 친구에게 보여 주면 됐다.

탁자 너머로 닫힌 층 문이 보였다. 그 앞의 문간은 넓게 비어 있었다. 셋 뒤로 돌아갈 복도도 열려 있었다.

새온은 눈을 다시 판으로 내렸다. 문 쪽으로 갈 발보다 이 자리의 손이 먼저였다. 비어 있는 이름표를 채우고 싶었다.

탁한 호박색 빛 매듭이 두 판에 감겼다. 둥근 윤곽 안에 크림빛 눈 틈이 났다. 틀린 생각이 뭉친 장치, 엉킴이었다.

왼쪽 가닥은 굽은 곳이 그대로 보였다. 오른쪽은 판 가장자리를 매끈하게 둘렀다. 반듯한 테두리처럼 보여 한 번 더 봐야 했다.

청록색 자리와 칸막이는 가리지 않았다. 판 밖으로도 뻗지 않았다. 새온이 손을 거둔 동안 매듭은 커지지 않았다.

퀘스트

뒤집기 엉킴

판마다 같은 크기 네 조각

오른쪽 판의 청록 부분은 그 판 전체의 얼마인가

보상: 스킬 강화

새온은 왼쪽부터 수를 적어 봤다. 전체를 나눈 조각 수는 넷이었다. 색칠한 수는 둘이었다.

먼저 센 넷을 짧은 선 위에 썼다. 둘은 그 아래에 놓았다. 오른쪽도 넷부터 쓰고 아래에 셋을 적었다.

왼쪽 4/2 · 오른쪽 4/3

새온은 접이판을 두 이름표 앞에 세웠다. 아래의 수는 청록색 자리와 맞았다. 오른쪽 가장자리도 반듯해서 다 된 듯했다.

“센 건 다 적었네.”

이름표 쪽으로 접이판을 밀려던 손이 멈췄다. 두레의 손끝은 판의 끝을 따라가고 있었다. 청록색이 끝나도 손은 더 갔다.

색칠한 곳이 끝나면 전체도 끝날까.

새온은 접이판을 붙이지 않았다. 오른쪽에는 옅은 조각 하나가 더 있었다. 그 끝에서야 두레의 손이 멈췄다.

소담이 두 판 사이의 틈을 짚었다.

“전체는 판마다 하나야.”

왼쪽 끝과 오른쪽 끝을 따로 가리켰다.

“여기까지. 저기도 끝까지.”

새온은 두 판의 아래 가장자리를 나란히 맞췄다. 두 장 사이에는 틈을 남겼다. 각 판이 어디서 시작하고 끝나는지 보였다.

호박색 가닥이 판 가장자리에서 움찔했다. 새온은 칸막이를 밀지 않았다. 조각의 크기는 이미 같았다.

지난번에는 너비를 고쳐야 했다. 오늘은 판을 고치는 일이 아니었다. 새온은 자기 접이판의 위아래를 봤다.

“하나를 4/1로 읽을 뻔했네.”

전에 적은 사분의 일이 떠올랐다. 그때 넷은 선 아래에 있었다. 오늘은 넷을 먼저 세었다고 위에 놓았다.

“이번엔 둘과 셋도 뒤집었어.”

새온은 접이판을 자기 쪽으로 돌렸다. 이름표 자리는 아직 비어 있었다. 틀린 글을 옮기기 전에 이유부터 고치고 싶었다.

소담은 왼쪽 판의 위 가장자리를 짚었다. 손끝이 칸막이 사이를 같은 만큼 갔다. 아래 가장자리에서도 간격을 따라갔다.

“전체를 같은 크기 넷으로 나눴어.”

소담은 오른쪽 판도 따로 짚었다.

“이 판도 같아. 높이도 같고.”

새온은 청록색 둘과 바탕색 둘을 봤다. 색이 달라도 모두 같은 크기였다. 오른쪽도 같은 크기의 네 조각이었다.

“넷은 전체를 나눈 수네.”

새온은 접이판의 위아래 수를 지웠다. 짧은 선은 그대로 남겼다. 각 선 아래에 4를 다시 적었다.

두 이름표 자리에 접이판을 대 봤다. 판 하나를 끝까지 짚으면 네 조각이었다. 청록색이 끝난 곳에서 세기를 멈추지 않았다.

소담의 손끝에서 가는 크림빛 핀이 뻗었다. 오른쪽의 매끈한 가닥에 닿았다. 손은 판 밖에 두었고 빛만 닿았다.

가닥의 윤이 멈추자 감긴 결이 드러났다. 반듯해 보였던 곳에도 엉킴이 남아 있었다. 새온은 접이판을 아직 놓지 않았다.

두레가 왼쪽 청록색 자리를 짚었다. 첫 조각에서 다음 조각으로 손끝을 옮겼다. 옅은 조각 쪽으로는 넘어가지 않았다.

“여기 둘.”

이번에는 오른쪽 청록색 자리를 짚었다. 손끝이 세 조각을 하나씩 지났다.

“저기 셋.”

새온은 왼쪽 선 위에 2를 적었다. 오른쪽 선 위에는 3을 놓았다. 이름표로 옮기려던 손은 다시 선반에 뒀다.

두레가 기록책의 페이지 끝을 쓸었다. 새온은 친구가 고개를 들 때까지 기다렸다. 이번에는 끝이라는 말부터 하지 않았다.

“나눈 크기 같아. 고른 수도 맞아.”

두레가 판과 접이판을 나란히 짚었다.

“여기까지면 끝.”

새온은 자기가 고친 수를 다시 읽었다. 먼저 왼쪽 판 하나를 봤다. 같은 네 조각 중 청록색 둘을 손끝으로 따라갔다.

“둘은 사분의 이.”

오른쪽도 판의 끝까지 본 뒤 읽었다.

“셋은 사분의 삼.”

새온은 오른쪽 이름표에 3/4을 옮겼다. 왼쪽에는 2/4를 적었다. 두 이름표를 각 판 아래에 놓았다.

아래의 4는 전체를 똑같이 나눈 수였다. 위의 2와 3은 그중 고른 수였다. 새온은 적힌 분수를 판과 다시 맞춰 봤다.

칸막이의 자리는 바뀌지 않았다. 청록색 둘과 셋도 처음 모습 그대로였다. 바뀐 것은 이름표에 놓은 수였다.

두 판의 마지막 가닥이 함께 풀렸다. 호박색 매듭은 크림빛 알갱이로 흩어졌다. 매끈한 테두리도 더는 남지 않았다.

탁자 테두리의 작은 램프 셋이 켜졌다. 새온은 빈손을 선반에 놓았다. 두레가 짚었던 끝이 이름표에도 남았다.

퀘스트 클리어

전체와 고른 부분 확인

뒤집기 엉킴 · 풀림

스킬 강화: 「같은 조각」 분수

“이번엔 끝까지 들었네.”

새온은 두레 쪽으로 접이판을 조금 돌렸다. 두레는 책을 닫기 전에 고친 수를 봤다.

“내 말도 끝까지 갔어.”

소담은 두 판 사이의 틈에서 손을 뗐다. 새온도 접이판을 선반에 내려놓았다. 읽어 붙인 이름표는 판 아래에 남겼다.

탁자 앞의 작은 홈이 열렸다. 새온은 손을 바깥에 둔 채 몸만 숙였다. 안에는 실제 삼단 돌계단 조각이 있었다.

맨 윗단 위의 작은 홈은 여전히 비었다. 아래에는 작은 돌이 따로 남았다. 글자나 문양은 나타나지 않았다.

푸른빛이 위에서 아래 작은 돌로 내려왔다. 잠시 뒤 단 모서리를 따라 다시 올라갔다. 지난 수학 자리에서 본 두 방향이었다.

삼단 조각이 홈 바닥에서 살짝 떠올랐다. 이번에는 밑의 빛이 바닥 쪽으로 이어졌다. 가는 선이 층 문 쪽을 향했다.

새온은 고개만 돌려 빛 끝을 따라갔다. 빛은 바닥 위로 낮게 놓였다. 조각은 그 선을 따라 움직이지 않았다.

“문 쪽으로 가네.”

소담과 두레도 홈 밖에서 바라봤다. 아래의 작은 돌은 따로 남았다. 새온은 어느 조각에도 손을 넣지 않았다.

삼단 조각이 홈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작은 덮개가 닫혔다. 바닥의 가는 빛 선도 옅어져 사라졌다.

새온은 몸을 세워 층 문을 봤다. 문은 아까처럼 닫혀 있었다. 그 앞의 넓은 문간에는 아무것도 옮겨지지 않았다.

처음에는 이름표만 채우고 싶었다. 지금은 아래에 쓴 수가 무엇인지도 알았다. 친구의 말이 끝나야 자기 손도 끝났다.

새온은 접이판을 접어 들었다. 두레는 기록책을 안고 소담은 조각함을 챙겼다. 셋은 탁자에서 열린 복도로 물러났다.

아직 맨 아래층의 같은 바닥이었다. 새온은 문 쪽으로 갔던 빛을 떠올렸다. 그 너머의 위쪽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꼭대기엔 뭐가 있지?

21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