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말 승급 실습 날이었다. 새온은 닫힌 층 문 앞에 섰다. 소담과 두레도 같은 문간에 도착했다.
오늘 실습은 같은 층의 두 구역에 놓였다. 수학 자리 옆으로 과학 자리가 보였다. 새온은 회랑 쪽 탁자로 몸을 돌렸다.
지난 수학 시간에 바닥을 향하던 빛이 떠올랐다. 과학 자리의 빛도 조각 아래로 내려왔다. 그 끝에서 늘 돌아섰던 문이 눈앞이었다.
“우리 차례네.”
새온은 삼각 접이판을 옆 선반에 폈다. 뒤로 돌아갈 복도는 넓게 열려 있었다. 문 앞에서도 물러나 다시 볼 수 있었다.
1층 · F반
승급 실습 · 수학 자리
곽도은 선생님이 탁자 옆에 섰다. 손바닥은 판보다 낮게 내려 두었다.
“셋 다, 자기 말로.”
처음 입학한 날에도 들었던 말이었다. 그때 새온은 혼자 먼저 손을 들었다. 오늘은 두 친구가 물건을 놓을 자리도 비워 뒀다.
소담이 조각함을 선반 안쪽에 놓았다. 안경 다리를 정리하던 손이 잠깐 멈췄다.
“잠깐. 나도 준비됐어.”
두레는 꿀색 기록책의 빈 면을 펼쳤다. 쓰기 전에 손바닥부터 탁자 쪽으로 폈다.
“여기. 나도 할게.”
새온은 접이판을 조금 옆으로 밀었다. 책도 조각함도 함께 놓일 수 있었다. 이제야 탁자 가운데가 잘 보였다.
여덟 모서리의 남색 돌 탁자였다. 은빛 쟁반 셋은 비어 있었다. 푸른 코어는 보관되어 보이지 않았다.
테두리 램프 셋도 아직 꺼져 있었다. 가운데에는 길쭉한 네모 판 세 장이 놓였다. 전체의 너비와 높이가 모두 같았다.
왼쪽 판은 같은 크기 넷으로 나뉘었다. 그중 왼쪽 하나만 청록색이었다. 나머지는 옅은 바탕색으로 남았다.
가운데 판에도 조각은 넷이었다. 너비는 좁았다가 넓어지고 다시 좁아졌다. 가장 왼쪽의 좁은 조각 하나가 청록색이었다.
오른쪽 판의 네 조각은 크기가 같았다. 왼쪽부터 셋이 청록색이었다. 끝의 하나만 옅은 바탕색이었다.
뭉툭한 칸막이는 판에 붙어 있었다. 판 옆에는 각 조각과 같은 종이 복사본이 놓였다. 원래 판을 바꾸지 않고 비교할 수 있었다.
새온은 손을 선반 위에 놓았다. 청록색이 적게 칠해진 두 판이 먼저 눈에 들었다. 가운데도 넷 중 하나였다.
층 문 둘레에 탁한 호박색 가닥이 감겼다. 둥근 빛 매듭에 크림빛 눈 틈이 났다. 틀린 생각이 뭉친 장치, 관문 엉킴이었다.
가닥은 문 전체를 따라 길게 놓였다. 조각판과 비교할 종이까지 이어져 있었다. 판의 경계와 청록색 부분은 가리지 않았다.
문 앞의 매듭은 그 자리에 머물렀다. 기다려도 옆으로 번지지 않았다. 새온은 열린 복도를 등지고 판을 보았다.
퀘스트
관문 엉킴 · 짝짝이 조각
청록 부분이 그 판 전체의 1/4인 판 찾기
보상: 스킬 강화
새온은 접이판에 가운데라고 적어 봤다. 칸막이 사이를 하나씩 짚어 세었다. 청록 하나와 옅은 셋이 남았다.
“여기도 넷 중 하나네.”
접이판을 가운데 판 아래로 밀었다. 가장 좁은 조각 위에 손끝이 멈췄다. 고른 수는 하나였고 전체 조각은 넷이었다.
소담이 판 사이를 손끝으로 짚었다.
“잠깐. 그 하나의 크기는?”
새온은 접이판을 더 밀지 않았다. 청록 조각 옆에는 더 넓은 조각이 있었다. 같은 하나라고 불러도 너비가 달랐다.
하나씩 세면, 같은 만큼이 될까.
새온은 선반 위로 손을 거뒀다. 지난번에 분수의 위아래를 고친 일이 떠올랐다. 오늘은 수를 놓는 자리만 맞추면 될 줄 알았다.
두레가 판 바깥 테두리를 따라 손을 옮겼다. 청록색이 끝난 뒤에도 오른쪽 끝까지 갔다.
“여기. 판부터 다시 보자.”
새온은 전체의 경계부터 비교하고 싶었다. 판마다 아래 모서리를 손끝으로 따라갔다. 오른쪽 끝도 같은 자리에서 끝났다.
“전체부터 맞춰 볼게.”
새온은 왼쪽 판의 종이 조각 둘을 집었다. 청록 부분의 복사본과 옅은 부분의 복사본이었다. 아래 모서리를 맞추어 포갰다.
높이도 너비도 꼭 겹쳤다. 새온은 나머지 복사본도 차례로 포개 봤다. 어느 쪽으로 바꾸어도 밖으로 남는 곳이 없었다.
“왼쪽은 하나씩 겹쳐도 같아.”
문에 감긴 가닥이 작게 움찔했다. 새온은 종이를 다시 판 옆에 놓았다. 손을 내려 두자 소담이 조각함을 열었다.
소담은 글자 없는 짧은 천 띠를 꺼냈다. 왼쪽 조각의 너비에 맞춘 띠였다. 판의 높이는 모두 같았다.
띠의 한 끝을 첫 칸막이에 맞댔다. 다른 끝은 다음 칸막이에 닿았다. 옆 조각에도 같은 띠가 꼭 맞았다.
소담은 마지막 조각까지 띠를 옮겼다. 새온은 띠의 끝이 멈추는 곳을 따라 봤다. 네 조각 모두 같은 자리에서 끝났다.
이번에는 가운데의 청록 조각에 맞댔다. 띠는 그 조각 밖으로 남았다. 옆의 더 넓은 조각에서는 짧았다.
“네 조각이어도 크기가 같아야 해.”
소담은 띠를 떼어 판 옆에 펼쳤다. 가운데의 조각들을 손끝으로 따로 짚었다.
“여긴 같은 만큼 나눈 게 아니야.”
새온은 가운데라고 쓴 글을 지웠다. 가장 좁은 청록 조각을 다시 보았다. 왼쪽 판의 한 조각보다도 작았다.
“칸만 셌네. 이건 사분의 일이 아니야.”
소담의 손끝에서 가는 크림빛 핀이 뻗었다. 문에 감긴 호박색 가닥이 멈췄다. 넓은 매듭 안의 굽은 결이 또렷해졌다.
소담은 띠를 조각함에 넣으려다 내려놨다. 오른쪽 판에도 차례로 맞댔다. 그 네 조각은 왼쪽처럼 크기가 같았다.
“같은 크기는 맞아. 고른 곳도 보자.”
두레가 오른쪽의 청록 부분을 짚었다. 손끝은 첫 조각을 지나 셋째까지 갔다. 넷째 조각 앞에서 멈췄다.
“여긴 청록 셋.”
새온은 지난 이름표의 수를 떠올렸다. 전체를 같은 크기 넷으로 나누고 셋을 골랐다. 오른쪽은 사분의 삼이었다.
두레의 손이 왼쪽 판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청록 조각 하나에서 멈췄다. 그 뒤의 옅은 조각도 크기는 같았다.
“같은 넷, 청록 하나.”
두레는 기록책의 페이지 끝을 쓸었다. 새온은 친구가 고개를 들 때까지 기다렸다. 먼저 접이판을 밀지 않았다.
“왼쪽. 끝.”
새온은 접이판에 왼쪽이라고 다시 썼다. 그 아래에 1/4을 적었다. 이번에는 한 조각의 크기까지 보고 놓았다.
전체를 같은 크기 넷으로 나눈 한 부분이다. 이것을 분수로 사분의 일이라 읽는다. 새온은 판과 접이판을 나란히 맞췄다.
새온이 선생님 쪽으로 고개를 들었다.
“전체를 맞추고 종이 조각을 포갰어요.”
새온은 가운데의 좁은 부분도 짚었다.
“넷 중 하나만 보면 안 됐어요.”
소담은 내려놓은 천 띠를 들어 보였다.
“높이는 같아요. 너비도 같아야 같은 크기예요.”
소담은 왼쪽의 칸막이를 따라 손을 옮겼다.
“이 판은 띠가 네 곳에 꼭 맞았어요.”
두레는 청록 하나와 판 전체를 따로 짚었다.
“같은 넷 중 하나예요. 여기까지 확인하면 끝이에요.”
선생님은 셋이 말하는 동안 손을 내리고 있었다. 새온도 자기 차례가 끝난 손을 내려놨다. 두레의 마지막 말이 탁자 앞에 남았다.
세 칸 잇기
첫 수 → 조건 핀 → 끝손
마지막 가닥이 느슨해졌다. 문을 두른 호박색 매듭이 풀렸다. 크림빛 알갱이가 판과 문 가장자리에서 흩어졌다.
테두리의 작은 램프 셋이 켜졌다. 탁자 앞의 작은 홈도 열렸다. 새온은 손을 밖에 둔 채 몸만 숙였다.
실제 삼단 돌계단 조각이 살짝 떠 있었다. 그 아래의 작은 돌도 움직였다. 작은 돌이 빈 밑면에 스스로 붙었다.
따로 남아 있던 돌이 한 덩어리가 됐다. 푸른빛은 단 모서리를 따라 위로 갔다. 아래로 돌아온 빛이 바닥을 향해 이어졌다.
조각은 그 빛을 따라 문턱 왼쪽으로 출발했다. 새온은 조각이 홈을 벗어나는 데까지 봤다. 비어 있는 출발 홈의 덮개가 닫혔다.
“이번엔 움직였어.”
새온은 몸을 세웠다. 탁자 너머 문턱은 여기서 자세히 보이지 않았다. 조각을 따라 손이나 발을 내밀지 않았다.
이찬이 같은 문제를 놓은 자리에서 돌아섰다. 그 판들도 전체 크기는 같았다. 천 띠와 종이 복사본이 옆에 놓여 있었다.
“난 띠 맞대기랑 겹쳐 보기로 풀었어.”
이찬은 접어 둔 띠를 넣고 말을 기다렸다. 새온은 자기 종이와 소담의 띠를 봤다.
“우리도 그 둘이네.”
이찬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로 찾아낸 방법 수는 같았다. 새온은 친구들과 비교한 두 자리를 다시 봤다.
오늘은 이찬의 말에 덧붙일 이유가 있었다. 포개면 어디가 맞는지 말할 수 있었다. 띠가 남는 곳도 직접 보았다.
두레가 앞선 기록을 잠깐 펼쳤다. 같은 몫의 쟁반, 같은 묶음, 시계 원판이었다. 새온은 그 그림 옆에서 자기 접이판을 접었다.
지나온 실습
고른 몫 · 같은 묶음 · 분초 바꿈 확인
새 문제는 더 놓이지 않았다. 셋은 종이와 천 띠를 선반 안쪽으로 정리했다. 고른 판과 확인한 설명은 탁자에 남았다.
퀘스트 클리어
같은 크기와 고른 부분 확인
스킬 강화: 「같은 조각」 분수
새온은 과학 자리 쪽을 잠깐 보았다. 관찰판 위에 풀린 가닥이 곧게 놓여 있었다. 그 빛은 판 위에 남아 있었다.
새온이 다시 문을 보자 빛이 넓게 퍼졌다. 문 가장자리를 따라 천천히 올라갔다. 층 문이 열리며 같은 빛이 이어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이어지는 빛이었다. 그 안에서 새온의 이름이 떠올랐다.
오름
새온 · 첫 수 — 셋의 첫 칸을 열었어
새온은 판을 맞추던 손을 내려다봤다. 혼자 답을 놓고 끝내던 손이었다. 오늘은 친구가 이어 볼 자리를 만들었다.
같은 빛 속에서 창의 이름이 바뀌었다.
오름
소담 · 조건 핀 — 셋의 조건을 묶었어
소담은 넣어 둔 띠 위에 손을 뒀다. 포갠 종이가 있던 자리도 함께 봤다. 다시 꺼내지 않고 조각함을 닫았다.
빛은 문 위에서 옅어지며 계속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두레의 이름이 나타났다.
오름
두레 · 끝손 — 셋의 끝을 정했어
두레는 기록책에 왼쪽 판을 남겼다. 옆에는 셋이 확인한 이유가 있었다. 페이지 끝을 쓸고 책을 닫아 안았다.
오름 창이 사라진 뒤 공지가 떠올랐다. 선생님은 열린 문 곁에서 셋을 보았다.
“깔끔해.”
승급 실습 · 통과
셋 다 자기 말로 설명했어
다음 층 문, 열림
새온은 문 너머의 넓은 계단을 보았다. 늘 문 앞에서 올려다보던 계단이었다. 이번에는 그 안으로 발을 옮겼다.
“올라가자.”
소담은 조각함을 들고 옆에 섰다. 두레도 책을 안은 채 따라왔다. 셋은 난간 안쪽에서 나란히 걸었다.
뒤의 회랑도 문간도 열려 있었다. 새온은 첫 계단에서 위를 올려다봤다. 붙어서 떠난 작은 돌의 푸른빛이 떠올랐다.
빛이 돌아오는 곳까지 이어져 있을까. 그것은 아직 새온의 짐작이었다. 눈앞의 계단은 더 위로 이어졌다.
꼭대기엔 뭐가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