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 · 24화 · 과학 실습

열린 문 앞에서.

열린 층 문 앞에서 새온은 뒤를 돌아봤다. 과학 자리의 전시 받침이 보였다. 고친 설명은 관찰판 옆에 남아 있었다.

오늘은 학기말 승급 실습 날이었다. 수학과 과학은 같은 층의 두 구역이었다. 문이 열리기 전, 과학 자리에서 놓았던 말이 떠올랐다.

그때 새온은 삼각 접이판을 펴고 있었다. 소담은 조각함을 선반 안쪽에 뒀다. 두레는 꿀색 기록책을 빈 설명 자리 곁에 폈다.

“오늘 전시는 우리가 마치자.”

새온은 접이판 가장자리를 톡 쳤다. 설명을 남기고 싶었다. 친구가 이어 쓸 자리도 옆에 비워 뒀다.

1층 · 실험 구역

승급 실습 · 과학 자리

곽도은 선생님은 낮은 관찰대 곁에 섰다. 셋 뒤의 복도는 넓게 열려 있었다. 관찰대에는 가열 도구가 없었다.

“기록은 그대로 두고, 설명을 완성해.”

둥근 받침 안에 투명 플라스틱 관찰통이 있었다. 위는 열려 있고 액체 물이 남았다. 통은 들거나 옮길 필요가 없었다.

옆에는 관찰판 두 장이 놓여 있었다. 한 장은 같은 통의 전후 그림이었다. 다른 장에는 조건과 변화 기록이 적혔다.

앞 그림의 물은 뒤 그림보다 높았다. 물 위의 빈 공간에는 아무 덩어리도 없었다. 지금 통에 남은 물은 뒤 그림 높이였다.

조건에는 평소 교실 온도라고 적혔다. 얼음 없이 액체 물로 시작했다. 끓이거나 흘리거나 닦아 내지 않았다.

다른 통으로 옮기지도 않은 기록이었다. 변화 줄에는 표면의 액체 물 일부가 기체 상태의 물로 바뀌었다고 적혔다. 물 높이만 보고 원인을 맞히는 자리는 아니었다.

새온은 전후 그림부터 나란히 맞췄다. 두 통의 바닥 선이 같은 높이가 됐다. 낮아진 물과 남은 빈 공간이 함께 보였다.

지난 시간에 ‘끓일 때만’을 지운 일이 떠올랐다. 이번에는 그 말 없이도 잘 쓸 수 있었다. 새온은 접이판에 먼저 한 줄을 적었다.

끓이지 않아도 물은 기체로 바뀐다.

“이건 기록이랑 맞아.”

새온은 글을 전시 받침 앞에 댔다. 그런데 그림 위의 빈 곳이 눈에 걸렸다. 보는 사람에게 변화를 보여 주고 싶었다.

그 아래에 말을 더 붙였다.

기체 수증기는 하얀 덩어리로 보인다.

새온은 글 옆에 둥근 덩어리를 그려 봤다. 그림의 물 위에 그 부분을 맞췄다. 설명에 모양이 있으니 더 분명해 보였다.

“바뀐 게 여기 보이면 되겠지.”

층 문 둘레에 탁한 호박색 가닥이 감겼다. 관찰판 가장자리까지 이어진 빛 매듭이었다. 둥근 윤곽 사이에 크림빛 눈 틈이 났다.

틀린 생각이 뭉친 장치, 관문 엉킴이었다. 통과 물에는 가닥이 닿지 않았다. 전후 그림과 기록의 글도 가리지 않았다.

바깥 결은 반듯한 판 테두리처럼 보였다. 안쪽에는 굽은 가닥이 포개져 있었다. 뒤 복도에는 빛이 뻗지 않았다.

퀘스트

관문 엉킴 · 보임 · 겹 끓어야

끓이지 않은 같은 통의 전후 기록

바뀐 상태와 보이는 모습을 구별해 설명하기

보상: 스킬 강화

소담이 안경 다리에서 손을 내렸다.

“잠깐. 그 덩어리는 어디서 봤어?”

새온은 접이판을 밀던 손을 멈췄다. 기록의 앞 그림에도 뒤 그림에도 없었다. 자기 그림에만 둥근 모양이 붙어 있었다.

보이지 않으면, 바뀌지 않은 걸까.

새온은 접이판을 받침에서 떼었다. 지난번에는 물 높이를 짐작대로 바꿨다. 이번에는 빈 공간에 짐작을 채운 셈이었다.

“내가 그렸네. 기록에는 없어.”

두레가 기록책 앞에 손바닥을 폈다.

“여기. 아직 설명은 남아.”

손끝은 덩어리 없는 그림을 짚었다. 다음에는 기체로 바뀌었다는 기록으로 갔다. 새온은 두 자리를 함께 봤다.

“안 보인다는 것만 쓰면 끝이 아니야.”

새온은 덩어리 그림을 지우려다 멈췄다. 물이 기체로 바뀌었다는 줄도 함께 지울 뻔했다. 두레의 손이 그 글 옆에 머물렀다.

소담은 관찰판의 조건부터 짚었다.

“끓이지 않았어. 흘리거나 닦지도 않았어.”

그다음에는 변화 줄을 짚었다.

“표면의 액체 물 일부가 기체로 바뀌었어.”

새온은 소담이 짚은 곳을 접이판에서 찾았다. 먼저 쓴 한 줄은 그 기록과 맞았다. 뒤에 붙인 말이 앞의 말을 흔들고 있었다.

“하얀 덩어리를 꼭 봐야 한다면?”

소담은 그림 위의 빈 공간에 손을 멈췄다. 새온은 아직 지우지 않은 모양을 봤다. 기체가 보일 때만 바뀌었다고 말하게 될 터였다.

“끓여서 보여야 한다고 다시 생각하겠네.”

새온은 자기 글을 소리 내어 읽었다. 첫 줄에서는 끓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둘째 줄에서는 보이는 모양을 요구했다.

앞서 고친 생각을 다른 말로 되돌린 셈이었다. 새온은 접이판을 자기 쪽으로 눕혔다. 지울 곳과 남길 곳이 따로 보였다.

소담이 조건과 변화 줄 사이를 짚었다.

“끓이지 않아도 바뀌어. 기체 수증기 자체는 안 보여.”

가는 크림빛 핀이 손끝에서 이어졌다. 관찰판의 매끈한 가닥이 멈췄다. 포개진 안쪽 결도 같은 자리에 머물렀다.

새온은 덩어리 그림과 둘째 줄을 지웠다. 첫 줄은 지우지 않았다. 기록의 빈 공간도 그대로 남겨 뒀다.

“보여 주려다가 없는 모양을 붙였어.”

새온은 첫 줄 밑에 새 글을 적었다. 소담의 말을 그대로 옮기기 전에 통을 봤다. 눈에 보이는 것은 남은 액체 물이었다.

“남은 물은 보여. 바뀐 기체는 안 보여.”

새온은 기체 상태의 물 옆에 수증기를 적었다. 그 아래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썼다. 하얀 덩어리를 가리키는 말은 남기지 않았다.

“보이는 김을 기체 수증기 자체라고 하면 안 되네.”

새온은 빈 공간을 모양으로 채우지 않았다. 변화를 설명하는 글을 그림 옆에 뒀다.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없어졌다는 말은 아니었다.

두레가 전후 그림의 바닥부터 따라갔다. 후 그림의 낮은 물 높이에서 멈췄다. 이어서 기체로 바뀌었다는 줄을 짚었다.

“모습은 그대로. 바뀐 상태도 남겼어.”

손끝이 고친 설명의 끝으로 갔다.

“끓이지 않아도. 기체는 안 보여.”

새온은 친구가 말을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 접이판을 세울 손은 받침 앞에 뒀다. 두레가 페이지 끝을 한 번 쓸었다.

“이 둘을 기록과 맞췄으면 끝.”

새온은 고친 접이판을 받침에 세웠다. 소담은 아래 글이 보이게 틈을 벌렸다. 두레는 책에 같은 통의 전후 그림을 남겼다.

새온이 선생님을 보고 자기 글을 짚었다.

“기체가 보일 거라고 모양을 그렸어요. 그런데 기록에 없는 그림이었어요.”

새온은 덩어리를 지운 빈 곳도 보여 드렸다.

“수증기는 기체 상태의 물이에요. 자체는 눈에 보이지 않아요.”

소담은 조건 줄 앞에 손을 폈다.

“끓이지 않았어도 표면의 물 일부가 기체로 바뀌었어요.”

소담은 고친 설명과 기록을 나란히 짚었다.

“끓어야 한다는 말도, 보여야 한다는 말도 안 맞아요.”

두레는 책의 끝까지 펼쳐 보여 줬다.

“그림을 바꾸지 않았어요. 바뀐 상태도 설명에 있어요.”

두레가 받침 아래에 손끝을 놓았다.

“둘 다 확인했어요. 여기서 끝이에요.”

선생님은 셋이 말하는 동안 손을 내렸다. 새온도 접이판에서 손을 뗐다. 친구의 마지막 말이 끝난 뒤였다.

세 칸 잇기

첫 수 → 조건 핀 → 끝손

관찰판을 감은 마지막 매듭이 느슨해졌다. 문 둘레의 과학 가닥도 풀려 내려왔다. 풀린 크림빛 가닥은 판 위에 곧게 놓였다.

물은 통 안에 남아 있었다. 빛은 물 위로 올라가지 않았다. 새온은 판과 통 사이의 빈 틈을 봤다.

액체 물이 표면에서 기체 수증기로 바뀌는 현상이 증발이다. 끓지 않는 물에서도 일어난다. 새온은 고친 글 끝에 변화의 이름을 붙였다.

퀘스트 클리어

관찰 기록 · 바뀐 상태 · 보이는 모습 확인

보임 엉킴 · 겹까지 풀림

스킬 강화: 「숨은 수증기」 증발

받침 앞의 작은 결과 등이 켜졌다. 옆의 홈이 열리자 새온은 몸만 숙였다. 손은 홈 바깥에 내려 뒀다.

실제 삼단 돌계단 조각이 안에 있었다. 맨 윗단 위의 작은 홈은 푸른빛으로 찼다. 그 자리에는 여전히 돌이 없었다.

삼단 조각이 홈 바닥에서 살짝 떠올랐다. 그 아래로 푸른빛이 내려왔다.

그 빛은 바닥을 따라 층 문 쪽으로 이어졌다. 조각이 받침 홈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출발했다. 새온은 출발하는 데까지 눈으로 따라갔다.

“여기 조각도 움직였어.”

조각이 떠난 작은 홈의 덮개가 닫혔다. 새온은 몸을 세웠다. 문턱의 안쪽은 관찰대에서 자세히 보이지 않았다.

두 친구도 조각을 따라가지 않았다. 고친 설명과 펼친 기록이 앞에 있었다. 새온은 전시 받침의 아래 모서리를 맞췄다.

두레가 앞선 실습 기록을 잠깐 펼쳤다. 자석 옆 재료들, 마주 본 극, 얼음과 물이었다. 새온은 이미 남긴 그림을 눈으로 따라 봤다.

지나온 실습

붙음 가리기 · 극 읽기 · 같은 물 확인

새 문제는 더 놓이지 않았다. 셋은 기록과 전시 글을 챙겨 남겼다. 관찰통은 받침 안에 그대로 뒀다.

새온은 그 과학 자리를 떠올리고 있었다. 수학 자리에서 설명을 마친 뒤, 탁자와 문 가장자리의 매듭이 풀리는 것도 보았다. 이제 두 자리의 풀린 빛이 눈앞에 남아 있었다.

문이 열릴 때 퍼진 큰 빛은 한 번이었다. 과학 자리에서 시작한 손과 수학 자리에서 이어 간 손이 같은 빛 아래 있었다. 새온은 그 안에서 바뀌던 이름을 기억했다.

오름

새온 · 첫 수 — 셋의 첫 칸을 열었어

먼저 놓는 일은 혼자 끝내는 일이 아니었다. 새온이 놓은 기록 옆에 친구가 짚을 자리가 생겼다. 접이판을 옆으로 비운 손이 떠올랐다.

오름

소담 · 조건 핀 — 셋의 조건을 묶었어

소담은 이미 닫은 조각함을 들고 있었다. 오늘 짚은 조건은 두 구역에 남았다. 새온은 친구가 더 확인하러 돌아가지 않는 모습을 봤다.

오름

두레 · 끝손 — 셋의 끝을 정했어

두레가 안은 책에는 판과 설명이 함께 있었다. 자기 말이 끝날 자리를 정한 손이었다. 새온은 책 끝에 놓인 손가락을 봤다.

창은 그 빛 속에서 차례로 바뀌었다. 다른 구역에서 또 오르는 순간은 없었다. 오름 창이 사라진 뒤 같은 공지가 떠 있었다.

“깔끔해.”

선생님의 짧은 말이 문간에 남았다.

승급 실습 · 통과

셋 다 자기 말로 설명했어

다음 층 문, 열림

새온은 열린 문 너머로 몸을 돌렸다. 뒤에는 돌아갈 복도와 마친 전시가 있었다. 앞에는 난간을 따라 넓은 계단이 이어졌다.

“올라가자.”

소담이 옆에 서고 두레도 책을 안고 왔다. 셋은 난간 안쪽에서 나란히 걸었다. 새온은 첫 계단에서 위를 올려다봤다.

조각을 따라 돌아오던 빛이 떠올랐다. 꼭대기와 이어진다는 것은 아직 짐작이었다. 새온은 보이지 않는 위를 바라봤다.

꼭대기엔 뭐가 있지?

24화 끝

시즌 1을 다 읽었어요